이 책은 그래도 이것부터 얘기하는 것이 도리인 듯.
책을 보게되면
당연히 앞 표지를 보고
뒷표지에 뭐라 써졌는지 보고
앞날개를 보고
그다음엔 뒷날개를 보던가 목차를 보던가.
이게 내가 처음 책을 보는 순서다.
앞날개에는 대개는 저자소개가 있다. (물론 아닌 책도 있다. 원칙은 아니니까.)
이 책은 앞날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 아는 사람이었다.
못 본 지 좀 되네.
그제서야 내가 왜 이 책을 도서관에 신청했는지, 왜 이 책을 보게 되었는지 생각이 났다.
저자와 나는 인연이 깊은데,
같은 그룹(다른 계열사)에서 일 한 적도 있었다.
그룹 부회장께서 저자가 살(낫 바잉, 벗 리빙) 전셋집을 마련해주었다는 얘기를 듣고 부러워했던 기억이 났다.
나도 신입사원 때 내가 합격한 회사가 아닌 다른 계열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는데 거절했던 그 회사에 저자가 다닐 때 얘기다.
그것 말고도 저자와는 인연이 있다.
저자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후배의 외삼촌이더라.
이건 한참 뒤에 후배와 얘기하다가 알게 되었다.
이것 말고도 인연이 있다. 그건 생략.
뭐라고 제대로 쓰질 못하겠다.
좋다고도 못하겠고, 나쁘다고도 못하겠고.
그래도 할 말은 해야지.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
책 제목은 참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살짝 낚시다.
음악의 감성적 측면에 관한 얘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음악’이라기보다는 ‘노래가사’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도서관에서는 이 책을 심리학 책으로 분류하였다.
그 분류에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심리적 상황에 노래 가사를 이입했다.
정확히 말해서 ‘음악’과 심리에 관한 얘기는 서문과 맺음말에서만 나온다.
본문에서 나오는 심리 상황과 관련된 얘기는 노래의 ‘가사’에 관한 얘기다.
맺음말에서 성격에 따라 음악 선호도가 다르다는 글은 흥미로웠다.
심리학 책으로서는 아주 훌륭하다.
참고로 나는 정신과 의사의 심리학 책보다는 심리학 전공자의 심리학 책을 좋아한다.
특히나 저자인 그 정신과 의사가 한국사람이라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틀 만에 책을 다 읽었다.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잘 써서 술술 읽힌다.
앞표지의 부제 ‘노래로 알아보는 마음의 작동방식’
이 부제는 ‘노래’라기 보다는 ‘가사’라면 더 맞을 듯하다.
뒷표지의 문구 ‘내 마음을 쓰다듬는 33곡의 노래와 감정의 심리학’
이건 그냥 오류다.
저자는 33개의 챕터에서 심리를 설명한다.
각 챕터에서는 대부분 한 곡의 노래가 나오지만
두 곡이나 그 이상의 노래가 한 챕터에서 소개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전체 33개의 챕터에서 소개된 노래는 33곡을 넘는다.
(귀찮아서 노래 수를 세어 보지는 않았다.)
책 속으로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가?
티비 음악 프로를 안 본지 좀 되는 것 같다.
음악 순위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주말 프로인 ‘복면가왕’의 경우도 복면 벗고 이름이 소개되는데도 첨 보는 사람이 자주 등장한 이후로는 보지 않는다.
아이돌의 경우 트와이스, 아이오아이 즈음부터 관심 없어진 듯 하다.
에이핑크, 시스타 정도 쯤이 마지막일까.
이효리가 방송에서 “헤이즈가 누구야?”라고 했으니 나는 오죽할까.
저자는 서문에서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며 이때 만난 노래를 인생 노래로 기억한다고 한다. (7쪽)
(이것 말고도 ‘인생 노래’의 조건에 대해서 계속 서술된다.)
나는 그게 김광석인 것 같다.
유명인의 ‘사망’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내가 ‘어!’하고 소리 내서 놀란 건 김광석하고 정은임이다.
김광석과 정은임은 내가 그 소식을 어디서 어떻게 접했는지까지 아직 기억한다.
최진실, 조성민, 신해철, 설리, 구하라, 최근의 이선균, 그리고 노무현까지. 놀라기는 했어도 소리를 낼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김광석의 단독 콘서트를 두 번이나 본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긴다.
김광석의 노래는 1집부터 4집까지, 베스트앨범, 다시부르기까지 한 곡도 빠짐없이 모든 앨범의 음악을 mp3로 갖고 있다.
‘SNS 사용 시간에 따른 행복감과 자존감 감소’같은 연구 주제는 이제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20쪽)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지 않고 주로 다른 사람의 글에 ‘좋아요’만 누르는 수동적 사용자 그룹이 자신도 글을 올리며 적극적으로 ‘자랑질’을 하는 능동적 사용자 그룹에 비해 더 큰 자존감 저하를 가져오는 것으로 볼 때, 부러우니까 자랑질을 하는 것은 그냥 부러워만 하는 것보다는 낫다. (24~5쪽)
■ 삭제해버릴까. 인스타는 안 본 지 한참 되는데, 얼마 전 인스타 이용자가 네이버를 앞질렀다는 기사를 봤다. 나는 사용도 안하는데 그게 네이버를 추월했다니 내가 요즘 사람은 아닌 게 확실하다.
앞서 말했듯 책에서는 많은 노래가 나온다.
그런데 그 노래가 일부 몇 곡을 제외하고는 최신곡들이 제법 많다.
(내가 아는 저자의 나이를 감안한다면 더 그렇다.)
그 중 눈에 띄는 게 하나 있었으니
<규현 – 화려하지 않은 고백> (119쪽)
아니 이 노래는 이승환 노래잖아 이렇게 생각했다.
유튜브에 노래 제목만 검색했더니 규현이 먼저 나오고 그 뒤에 이승환이 나왔다. 젠장.
‘풍선’이 동방신기 노래이고
‘붉은 노을’이 빅뱅 노래라고 아는 시대이니.
나는 그래도 ‘다섯손가락’이 좋다.
156쪽에서 시작되는 챕터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비가 오면 왜 그 사람이 생각날까>
이 제목을 보고 무슨 노래가 생각나는가?
이 챕터에서 소개되는 노래는 무엇일까?
나는
.
.
.
.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이 생각났다.
이 챕터에서 소개되는 노래는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였다.
에잇, 젠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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