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스토리가 ‘아주’ 훌륭하지는 않고
문체가 ‘아주’ 뛰어나지는 않고
‘아주’ 감동적이지는 않다.
‘아주’ 좋은 소설이다 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괜찮다.
눈물이 날 정도는 아니지만 감동적이기도 하다.
내가 이 소설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글 속에서 소수자(성 소수자 아니다), 비주류, 약자, 소외계층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소설은 제목처럼
은하계를 왔다 가는 환승터미널의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 주인공이고
그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중심이 된다.
주인공 주변에 오가게 되는 소외계층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룬다.
저자는 책의 말미 ‘저자의 말’에서 본인의 책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자기 안의 혐오를 직시하고 또 이겨낼 수 있는 가능성들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301쪽)
내가 저자의 의도를 잘 파악한 듯 하다.
책을 보며 든 생각
보통의 소설을 보면
주인공을 성까지 말하지는 않는다.
‘홍길동은...’라고 하지 않고 (물론 나오기도 하겠지만)
‘길동은 이때 이러했다’라는 식으로 나온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원동웅’이라는 인물이다.
단 한번도 ‘동웅은...’이라는 표현이 없이 계속 ‘원동웅씨는...’이라고 표현된다.
그러며 드는 생각.
‘원’씨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저자와 원씨가 관계가 있나 라는 생각이 책을 보는 내내 생각 들었다.
책의 마지막 저자의 말에서
“김.., 배.., 이.., 주인공을 구상하는데 큰 영감을 제공해 준 원동인. 모두 고맙습니다.” (301쪽)
저자의 지인인 원동인씨라는 분이, 소설의 주인공 모티브가 된 듯.
‘성팬’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성공한 팬이라고.
보통 ‘성덕’이라고 하지 않나?
조금 이해가 안갔던 건
내용 중에 ‘조개탄’ 얘기가 몇 번 나오는데.
과연 저자는 조개탄을 사용해봤을까?
조개탄 얘기를 아버지를 통해 들었을까?
내가 저자의 나이를 대충 아는데. 조개탄을 봤을 나이가 아닌데.
참고로 나는 겨울에 대학교에서도 조개탄을 사용했었다.
책 속으로
모성이 멸망한 이후에 이 별 저 별을 떠도는 사람에게는 한 행성에 일정 기간 머무를 수 없지만 떠돌 수 있는 패스를 지급한다고 한다. (120~1쪽)
어느 나라도 서로 난민을 받지 않으려는 세상의 현실과 다른 상상이 각별했다.
세대 별 다른 헤르츠를 사용한 의사소통을 하여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세대 간 다른 행성에서 분리되어 사는 행성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선거가 끝나고 세대 간 투표 결과를 보는 듯하다.
오늘 탑골공원 건너편에 할아버지들이 주로 가시는 공간에 한 시간 반 정도 있었다.
그분들의 대화를 들으며. (이하 생각과 표현은 생략. 거기가 어딘지 왜 갔는지도 생략)
자신의 이질성을 의식하기 시작한 날, 자신을 지우기로 결심한 날, 어머니가 가족들을 버리고 그와 함께 떠돌기 시작했던 날, (중략)
“이게 내 과거야. 그리고 나도...... 끊임없이 이걸 지우려고 했어. 평생동안.” (277~278쪽)
나는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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