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일단 제목이 있어 보였다.
뭔가 거창한 내용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그. 런. 데.
‘제목 그대로다.’
저자는 정말로 하룻밤에 한강을 열 번 건넌다. (왕복 5회)
한 번 걸널 때 마다 한 내용이 전개된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1부의 열 개의 글은 그렇게 쓴 글이다.
드는 생각은, 그러면 메모지를 손에 들고 한강을 건너셨나?
한강대교가 1km 정도 되는데 이것만 해도 10km.
저자가 건넌 다리는 한강대교다.
수많은 한강의 다리 중 집과 가장 가까워서 익숙한 다리라 서술되는 내용들이 많이 친근했다.
저자소개 : 조효제
성공회대학 교수. 오랫동안 인권과 국제발전론을 연구했고, 최근에는 기후 위기와 사회생태 전환 쪽으로 공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저자 소개를 보고는 제목과 함께 거창한 내용을 상상했다.
도서관에서는 ‘한국문학’책으로 분류하였다.
저자는 전업작가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글이나 내용이 괜찮았다.
가끔 미소 짓게 되기도 하고, (소리는 내지 못해도) 크게 웃기는 부분도 있다.
진지함과 유쾌함이 공존하는 책이다.
앞표지의 부제는 다음과 같다.
사회학자의 각주 없는 기억록
저자는 책의 마지막, 맺음말을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평생 연구자로 살아오다 각주가 없는 책을 내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317쪽)
그 이유는 책을 통해 확인하고.
표지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숟가락이다.
아마 책을 읽게 된다면
책을 보다가 표지의 이 숟가락을 다시 확인할 것이다. (나는 그랬다.)
그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저자에게 저 숟가락에 해당하는 물건이 나에게는 없지만.
책 속으로
질문 : 아일랜드에서 결혼식과 장례식의 차이가 무엇인가? (30쪽) (정답은 블로그 마지막에)
2차대전 때 독일 항복에 관한 내용이 소개되는데
내가 아는 내용은 히틀러가 자살을 하고 독일이 항복했다는 정도.
독일은 5월 7일 프랑스에서 미국의 아이젠하워에게 항복 선언을 했는데, 소련이 난리를 쳤고
다음 날 소련과 항복 선언을 하려는데 여차저차 시간이 자정을 넘기게 되어 항복식이 끝나고
러시아에서는 지금도 5월 9일을 전승일로 기념한다고 한다. (36~7쪽)
이런 자세한 내용은 몰랐네.
미국의 평화학자 존 페퍼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미국은 기괴한 부와 엄청난 빈곤, 뛰어난 지성과 광범위한 무지, 높은 자원봉사 비율과 고질적 폭력이 공존하는 끔찍한 극단의 나라다.” (55쪽)
저자는 다양한 외국 생활을 통해 방언과 억양에 관해 쓴 내용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었다.
트럼프는 사고 수준이 높은 것 같진 않지만 방송을 오래 해서인지 발음 자체는 또박또박한 편이다. (191쪽)
저자가 영국의 시골 이발소에서 이발사에게 이발 철학, 두발을 통해 깨달은 삶의 교훈, 이런 걸 알려달라고 하니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결국 인생은 둘 중 하나라, 흰머리 아니면 대머리지.” (296쪽)
글의 마지막 에필로그는 ‘인생은 인용이다’라는 제목으로 타인의 말과 그에 따르는 저자의 견해와 해석이 나온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그러나 그 전에 먼저 열받게 하리라.” - 글로리아 스타이넘 (314쪽)
“누구나 다 계획이 있다. 얻어터지기 전까지는.” - 마이크 타이슨 (315쪽)
(앞서 언급한 질문에 관한 답)
정답 : 장례식에는 술꾼이 한 사람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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