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의 부제는 다음과 같다.
영장류 학자의 눈으로 본 젠더
부제가 책을 훨씬 더 잘 설명한다.(이런 경우가 많다.)
심지어 영어 원제 ‘DIFFERENT’는 더 심하다.
(그런데 왜 ‘디퍼런스’가 아니고 ‘디퍼런트’일까 하는 엉뚱한 궁금증도 들었다.)
2022년에 원서가 나온 최근의 책이다.
한글판도 2022년에 나왔으니, 빠르군.
저자는 책의 마지막 ‘감사의 말’에서 본인의 의도를 표현했다.
“이 책을 쓰면서 나는 대체로 내 전문 분야, 즉 유인원의 사회적 행동과 그것을 우리 종의 사회적 행동과 비교하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476쪽)
책 앞부분에는 두 페이지에 걸쳐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언론과 많은 유명인의 짧은 추천사가 있다.
유발 하라리는 다음과 같이 평했다.
“성과 젠더에 관한 가장 뜨거운 논란들에 대해 과학적이고 다정하고 균형 잡힌 관점을 제공하는 훌륭하고 흥미로운 책”
책 앞부분에는 자그마치 여섯 페이지에 걸쳐 최재천님이 추천사를 쓰셨다.
추천사 중에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우리 사회의 지극히 정치적인 남녀 갈라치기는 용서받을 수 없는 악행이었다. 오래된 성 구분을 비난하기보다는 더 깊은 문제인 사회적 편견과 불공정을 해결하는 데 남성과 여성 모두가 함께 힘을 기울여야 한다.” (11쪽)
당연히 용산총독이 떠올랐다.
영장류 학자답게 보노보와 침팬지가 주로 등장하고
오랑우탄 등을 포함한 다른 영장류도 나오며, 영장류가 아닌 여러 다른 동물들도 나온다.
그와 함께 동물과 인류의 비교도 나온다.
보노보라....... 침팬지는 본 것 같은데.
에버랜드, 과천대공원 갔다 온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고, 봤는지 안봤는지 기억도 안난다.
보노보 사회는 평화적이고 섹스를 좋아하고 암컷이 지배한다.
반면 침팬지 사회는 공격적이고 세력권을 중시하며 수컷이 지배한다고 한다.
오랑우탄이나 고릴라처럼 확연하게 다르게 생기지도 않았는데
보노보와 침팬지는 생긴 것도 비슷한데,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지.
책에서는 이것 말고도 보노보와 침팬지에 관한 비교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 보노보가 더 보고 싶어졌다.
책을 보면서 알아야 할 내용은
sex는 생식기의 해부학과 성염색체를 바탕으로 구분한 생물학적 성이고
gender는 사회에서 문화적으로 규정한 각 성의 역할과 지위를 말한다.
따라서 태아는 젠더가 없고 성만 있다.
미국에서는 ‘젠더’가 ‘성’을 대신하여 “저 기린의 젠더가 무엇인가요?”라고 하기도 한단다. (73쪽) 잘못된 용어 사용이다.
책 속으로
그는 관찰된 행동이 본성과 양육 중 어느 쪽에서 유래했는지 묻는 것은 멀리서 들려오는 타악기 소리가 드러머가 낸 것인지 드럼이 낸 것인지 묻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83쪽)
□ 명쾌하네.
202쪽에 제시된 소제목은 ‘‘쩍벌남’의 진화심리학’이다.
제목을 보고는 쩍벌남? 영어에도 이런 단어가 있었나 싶었다.
‘manspreading’ 2015년에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된 단어로, 공공장소에서 다리를 쩍 벌리고 앉는 자세를 가리킨다. (205쪽)
어느 나라나 똑같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영장류의 특징도 소개한다.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 너무 유명해서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고.
영장류 무리의 행동을 관찰하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233쪽)
이 사실은 몰랐네. 이 내용이 언급된 건 처음 본 것 같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평생 동안 평균 섹스 파트너 수가 남성은 12.3명, 여성은 3.3명으로 나왔다. (중략) 과학자들은 이 수수께끼를 풀려고 골머리를 앓았지만, 가장 혁신적인 접근법은 가능성이 높은 원인을 파고들었는데, 그것은 바로 부정직한 답변이었다. (중략) 남성은 그것을 밝히는 데 별로 거리낌이 없는 반면, 여성은 가능하면 숨기려고 한다. (252쪽)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수컷이 암컷보다 성욕이 더 강하고 더 난잡하다는 미신을 버릴 때가 되었다. (267쪽)
길냥이가 서로 싸울 때 등을 둥글게 구부리고 꼬리를 세우는 모습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침팬지도 털을 세우고 일어선다고 한다. (혹성탈출에서 본 듯한 장면)
그러면서 남성 정장의 어깨 패드를 언급한다.ㅎㅎ (356쪽)
광희가 어깨뽕 쓴다고 놀리지 말자.
“이 세상에서 어머니의 사랑만큼 강한 것은 없다.” -애거사 크리스티 (17쪽)
□ 모성애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모성증오’도 존재한다는 걸 인정하자.
'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집) 버찌의 스물 여섯 번째 도서관 : 지관순 (서평) (0) | 2024.12.20 |
---|---|
(도서) 나는 시간을 복원하는 사람입니다 (서평) (0) | 2024.12.14 |
(도서)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서평) (0) | 2024.12.02 |
(도서) 유현준의 인문건축기행 (서평) (0) | 2024.11.20 |
(도서) 피크아웃 코리아 (서평) (0) | 2024.11.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