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이야기.
건축에 관한 책이다.
또 간만에 아주 괜찮은 책을 만나서 기쁘다.
이 책은 건축을 통해서 좀 더 인간다움을 찾기를 바란다.
건축에서 이렇게 깊은 의미를 찾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이 책을 보고 나서 출퇴근 길의 좌우로 보이는 건물들을 살폈다.
주로 보고 다닌 라인은 신사-강남역-양재-도곡 지역이다.
일단 6면체 디자인이 아닌 건물이 거의 없고
그 중에서도 (창문이라든가) 곡선이 보이는 건물이 거의 없다.
일부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이 간혹 눈에 보인다.
양재전화국 교차로의 대각점에 있는 두 건물의 외관이 살짝 특이하다.
그 중 하나 (로드뷰 사진)

왼쪽의 검정색 부분은 테트리스의 긴 막대처럼 보이고
회색 부분은 이빨을 맞추지 못한 테트리스처럼 보인다.
컨테이너를 마구 쌓은 듯 보이기도 하고.
“직선은 인간의 선, 곡선은 신의 선” -가우디
저자 토마스 헤더윅의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그의 스튜디오에서 구글의 베이뷰 캠퍼스를 디자인 설계했다고 한다.
(다른 건물도 소개되는데 생략)
베이뷰 사진을 참고한다.

서구권의 책 들머리에는 보통 ‘사랑하는 ***를 위해’ 같은 문구가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 저자들은 낯간지러워해서 그런지, 민망해서 그런지 잘 쓰지 않는다.)
이 책의 그 문구는 아주 특이하다.
‘행인을 위하여’
이게 뭔소린가 싶었다.
책을 읽고 나니 이해가 갔다.
걸어 다니는 사람이 걷고 싶은 거리 풍경을 건축이 실현해야 한다는 말이다.
건물은 곁을 지나는 행인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346쪽)
뒤표지에는 여러 사람의 추천사가 나오는데
베스트셀러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이 있고
한국사람으로는 CJ 이미경 부회장과 배우 이정재가 있었다.
이정재와 건축? 뭐지 싶었는데
한국에서 이정재와 저자가 만난 듯하다.
이정재의 추천사만 보면
“‘인간적인’ 건축으로 지구와 인류에게 아름다움과 삶의 기쁨을 선사하고자 하는 헤더윅의 따뜻한 소망이 담긴 이 책을 소개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창의적이고 독특한 점이라면.
우리는 ‘책’이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이 책은 그 이미지와 완전 다르다.
매 표지마다 디자인이 바뀐다.
글씨로만 빽빽한 페이지는 거의 없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두꺼운 책이지만, 책을 보면서 지루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책을 어느 정도 읽다 보니, 다음 페이지는 어떻게 펼쳐질까 궁금해졌다.
저자의 건축에 관한 창의성이 책에서도 구현한 듯 하다.
매 페이지 디자인이 바뀌는 것이 어떤 것이냐고?
책을 통해서 확인하자.

책 표지를 보자.
아마도 손 뒤의 건물은 가우디의 ‘까사 밀라’일 것이다.
건물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표지사진과 같다고 한다.
그리고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나온다.
책을 보고는 바르셀로나가 가보고 싶었다.
(아, 참고로 강남에 ‘가우디’의 이름을 딴 학원이 있는데, 평범한 육면체 건물에 있다.)
생각 외로 다른 멋진 건축에 대한 소개는 많지 않다.
멋진 건물을 소개하는 건축학 책은 아니라는 말이다.
다만 ‘따분한’(저자는 이 표현을 많이 썼다) 건물이 많은 공간에서는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많고 범죄율이 높고 수명이 짧다는 근거를 댄다.
따분한 장소는 우리를 반사회적으로 만든다.
따분한 장소는 비인간적이다. (121쪽)
그러면서 세계의 여러 건물들을 보여주는데
나의 기대와 달리 한국의 아파트 단지는 나오지 않았다.
나는 강남에서 재건축이 된 어느 단지에서 일을 하는데
그곳의 아파트는 동마다 높이도 다르고 위치도 불규칙하고 녹지도 제법 많이 조성되어 있다.
처음 갔을 때 조경 시설을 보고 살짝 놀랐다.
그러면서 까는 건축가가 나오는데
‘르 코르뷔지에’
건축학 책에서 봤던 이름이다.
어느 한국 건축가도 거의 추앙했던 분이다.
응? 그런데 이런 분이 왜?
(내가 제대로 판단한 건지 모르겠다.)
이분의 몇 건축은 아주 뛰어나지만 (이 책에서도 하나 소개된다)
기본 사상과 개념은 현대 대부분의 건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이를 모더니즘으로 말한다.
그러면서 아주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여 ‘졸라 깐다.’
내가 건축 전공자가 아니라서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겠다.
나도 건축학 잘 모른다.
하지만 이 책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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