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요즘 무슨 책을 읽냐고 물었다.
강신주의 책을 읽는다고 했다.
그 사람이 강신주를 알고 있어서 반가웠다.
나름 유명한 사람이네 싶었다.
대부분의 책 앞날개에는 저자 소개가 있다.
이 책의 저자 소개는 조금 특이하다.
강신주에 대한 소개도 있지만, 다음과 같은 소개가 있다.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을 통해, 불교 철학의 핵심 사유를 바탕으로 우리 삶의 중요한 화두인 ‘사랑’을 ‘아낌’의 의미로 재해석하고, 주인으로서 진정한 아낌을 실천하는 삶으로 이끈다.”
저자 소개에서 책 소개를 다 해버렸다.
이 책은 ebs 강연을 바탕으로 편집된 ebs의 책이다.
그리고 강신주.
이 두 가지가 이 책을 선택하게 했다.
그런데 앞날개를 보고는 조금 주춤했다.
안 그래도 철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불교 철학이라니.
처음 듣는 불교 용어도 나오고
처음 보는 스님 이름도 나오고
그렇다고 서양 철학자가 빠지지는 않고.
정말 동서양 철학을 종횡으로 아우른다.
좋게 말하면 이렇고, 간단히 말하자면
어렵다.
도서관에서 철학책을 중점적으로 파고들면 좀 쉬워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총 8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일부 주제만 살펴보자면
1강 고(苦) 아픈 만큼 사랑이다
2강 무상(無常) 무상을 보는 순간, 사랑에 사무친다
3강 무아(無我) 영원에도 순간에도 치우지 않아야 비로소 보이는 세상
4강 정(靜) 맑고 잔잔한 물이어야 쉽게 파문이 생긴다는 이치
...
제목에서도 난이도가 느껴진다.
장마다 느낌이 달랐다.
어떤 장에서는 이게 뭔 소리야 싶을 때도 있고, 어떤 장에서는 공감이 많이 갔다.
제목에서 ‘한 공기’의 의미는 뭘까?
나는 ‘air’를 생각했다.
밥은 적당히 배부른 한 공기면 적당하다는 말이다.
두 공기, 세 공기, 네 공기가 되면 더 안 좋아진다는 해설이다.
책에서 조금 특별한 점은
김선우 시인의 시집 <녹턴>(2016)에 실린 시 몇 편을 함께 소개하며 철학을 설명한다.
내가 시집을 잘 안 봐서 김선우 시인의 이름은 처음 들은 듯.
그중 <花飛(화비), 그날이 오면> 이라는 시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남겨본다.
내 눈동자에 마지막 담는 풍경이
흩날리는 꽃 속의 당신이길 원해서
그때쯤이면 당신도 풍경이 되길 원하네 (309쪽)

책 속으로
살아 있는 한 고통은 완전히 근절될 수 없다. 고통은 오직 죽어서야 완전히 소멸된다. (44쪽)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면서 오늘의 행복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사람은 인생 전체를 행복하게 살 가능성이 커지고, 반대로 ‘우리에게 내일은 있다’면서 내일의 행복을 목적으로 삼아 오늘을 수단으로 희생하는 사람의 인생은 불행과 우울로 점철되니 말이다. (67~8쪽)
■ 과연 나는 어떻게 살고 있었던가.
타율적 노예는 쇠사슬에 묶인 채 노예시장에서 팔려 강제로 주인의 손아귀에 들어가지만, 자발적 노예는 그와 달리 자신을 주인에게 팔려고 한다. 생계를 유지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자신에게는 알량한 뭄뚱이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기 노동력을 파는 것을 취업이라고 부른다. (234~5쪽)
■ 이 장의 제목은 ‘주인主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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