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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1.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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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제가 이게 요번에 빌려서 오면서 봤는데 디게 재밌어요."

형은 제목을 보더니 말했다.

"찬양이야 비판이야?"

"사실이요."

"저자가 누군데?"

"김일성 종합대학 나온 사람이요."

 

그렇다. 우리는 북한 하면 망토 쓴 돼지를 상상하고 있었고

헐벗고 굶주린 린민만을 상상하고 있었다.

 

이 책은 북한에 대한 사실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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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자

 

저자 주성하 
기자 주성하의 글은 ‘양날의 검’이다. 남과 북의 권력을, 좌와 우를 모두 벤다. 기자 16년 동안 한국에서는 지면과 인터넷으로, 북한에는 전파(電波)로 인권과 진정한 민주주의를 설파했다. 그는 한쪽의 이념에 경도되는 걸 끔찍이 싫어한다. 남북의 극우와 극좌에게 신랄한 촌철을 날리고, 그들의 돌팔매를 꿋꿋하게 버텨낸다. 
동시에 그의 글에는 따뜻함이 배어 있다. 인도적 대북 지원을 찬성하며, 개성공단 폐쇄를 적극 반대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두 아들과 함께 그의 글을 읽으며 눈물 흘렸고, 한국행을 결심하는 데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를 열망하며, 작금의 남북, 북미 대화 국면을 환영한다. 요즘 그의 관심사는 탈북 대학생들이 통일 시대의 주인공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후원자 그룹을 만드는 것이다. 
평양 김일성대학을 나와 세 번 탈북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북송되어 6개 수감 시설을 옮겨 다니며 북한의 극악한 인권 유린을 생생하게 경험하기도 했다. 2002년 마침내 한국에 입국해 무역회사, 주간지 등을 거쳐 2003년 동아일보 공채에 합격한 뒤 사회부, 정치부, 국제부 기자를 지내왔다. 오늘은 남한에서, 통일이 되면 북한에서 평가받겠다는 자세로 글을 쓰고 있다. 《서울에서 쓰는 평양 이야기》 《김정은의 북한 어디로 가나》 등 10여 권의 책을 썼다. 

※ 주요 경력 
·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 영문과 졸업 
· 연세대 행정대학원 국제관계안보학과 정치학 석사 
· 동아일보 기자. 고정 칼럼 ‘서울과 평양 사이’ 연재 
·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 남북하나재단 자문위원 겸 재단 잡지 《동포사랑》 편집위원 
· 블로그 ‘서울에서 쓰는 평양 이야기’ 운영, 누계 8,500만 명 방문 
· 자유아시아방송, KBS 한민족방송 등 대북방송 진행 
· 제1회 삼성언론상 전문기자상 
· 제2회 한국인권보도상 
· 제3회 한국기자상 조계창 국제보도상 부문 
· 제5회 노근리평화상 
· 제6회 서재필언론문화상 
· 258회 이달의기자상 등 수상

 

노근리 평화상. 이런 상도 있었나? 상 제목부터 마음 아프다.

 

뭐 저자에 대한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다.

북한에 대한 치열하고 사실적인 설명이 인상적인 책이다.

 

다만,

 

<4장. 통일 시대 창업 블루오션, 이제는 평양이다 > 편에서 남조선의 독자를 위해 평양의 투자처와 방법을 쓴 것은... 

너도 남조선 새* 다 되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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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2000년대 초 최고가 5000달러에서 시작된 평양의 아파트 가격은 2018년 30만 달러를 넘어섰다. 2013년 4월 보통강구역 류경동에 완공된 30층짜리 아파트는 8만달러 언저리에서 맴둘던 아파트 최고가를 단숨에 16만달러로 끌어올렸다. 이 아파트는 현재 30만 달러에 거래된다. P.63

 

 

한국 문화에 대한 저자의 서술은 참 마음 아팠다.

 

북한 주민에게 한국 예술은 낯설지 않다. 나는 김일성대를 다니던 1990년대에 이미 '임을 우한 행진곡'을 배웠다. 학교를 방문하는 전대협 학생을 연도에서 환영할 때 부르게 했다. ....(중략)... 가장 화려했던 공연은 2005년 8월 조용필의 평양 공연이 아닌가 싶다. 공연은 훌륭했다. 조용필은 마지막 곡으로 '홀로 아리랑'을 부르며 "함께 불러요. 다 아시죠?"라며 호응을 유도했다. 하지만 반응은 없었다. 객석의 7000여 평양 시민 중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겠지만, 누가 간 크게 호응한단 말인가. ...(중략)... 북한에서 1990년대와 200년대를 청년으로 보낸 사람은 나처럼 '아침이슬'과 '너를 보내고'같은 노래를 가사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p.177

 

 

(단속에 관해) 보위부는 과거가 그리울 것이다. 옛날에는 (어쩌다 전기가 들어온) 아파트 단지로 불시에 쳐들어가 전기 차단기를 내리고 집집이 뒤지면 되었다. 한국 드라마를 보던 주민은 전기 차단으로 멈춘 기기에서 테이프나 cd를 꺼낼 수 없어 꼼짝없이 잡히고 말았다. P.188

 

 

109상무와 관련해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109그루빠가 한 가정을 '습격'했다. 불시에 들이닥친 이들의 겸열로, PC에 저장되어 있던 한국 영화를 미처 지우지 못한 대상 주민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검열 성원은 컴퓨터 내부의 자료를 샅샅이 뒤지며 '불순 출판 선전물'이 더 있나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거대 용량의 압축파일을 발견했는데 암호가 걸려 있어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대상 주민에게 어서 암호를 대라고 다그쳤으나 그는 우물쭈물 입을 열지 못했다. 109상무는 이왕 다 들킨 바에 솔직히 말하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계속 구슬리면서 유도했다.

"어서 말해. 솔직히 말하면 용서해준다니까. 암호는?"

울상이 된 대상 주민이 겨우 입을 열어 대답했다.

"109에게 죽음을, 그리고 느낌표 세개..." P.193

 

- 109 상무는... 그냥 상상되는 그런 기관이다.

 

 

 

한국 영상물 열풍을 반영하는 우스개중에 이런 것이 있다.

하루는 어느 간부의 집에 전화가 걸려왔다. 그가 전화를 받으니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녕하세요. 철진 오빠 아버님 맞으시죠?"

너무나 유창한 서울 말씨에 그는 깜짝 놀랐다. 그가 아들을 찾으며 말한다.

"아들. 서울에서 전화왔다."

이 우스개 사연에 부연을 하자면, 간부의 아버지는 여성의 서울 말투를 알아들은 것이니 그도 한국 영상물을 많이 봤다는 뜻이다. 또 평양에서는 아버지가 아들을 찾을 때 '아들'하고 부르지 않으니, 그 역시 한국 말투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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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서평

 

aq**0317 | 2018-10-15 | 추천: 1 | 
지금 북한은... 
뉴스를 통해 접하는 내용들로는 북한을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북한을 얼마나 아는냐라는 질문보다 북한에 대해 알고 싶나를 먼저 물어야 될 것 같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한반도 정세가 이토록 빠르게 변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제는 진짜 북한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는  현재 평양에 살고 있는 시민이 전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된 평양 심층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 주성하 기자는 평양 김일성대학을 나와 세 번 탈북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북송되어 6개 수감시설을 거쳐, 마침내 2002년 한국에 입국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여러 분야에 걸쳐 평양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평양이 이렇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뇌물'은 북한을 이해할 수 있는 충격적인 키워드입니다. 북한은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정권입니다. 100% 고용제 사회이므로 직업은 국가가 정해줍니다. 당연히 개인의 마음에 드는 직업일 가능성이 적습니다. 그래서 북한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얻기 위해서 뇌물을 줍니다. 결국 북한도 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직업의 귀천이 갈리는 것입니다. 어차피 북한은 우리가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사회주의가 아닌 줄 알고 있었지만, 남한보다 더 심각할 정도로 부패했을 줄은 몰랐습니다. 
북한에서는 "돈만 있으면 사형수도 살아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평양 시민권도 뇌물을 주면 얼마든지 살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평양에 산다는 건 상당한 특권이라는 것을 그들의 생활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편의시설과 최신식 아파트... 재미있는 건 평양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다는 사실, 최근 북한에서 가장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가 2016년작 '태양의 후예'였다니 기가 막힙니다. 평양의 이모저모를 알면 알수록 신세계입니다. 
반면 평양 이외의 지역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진짜 '인민'은 뇌물을 쓰지 않습니다. 뇌물을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거니와 쓸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저 먹고살기 위한 생존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련 책이라고 하면 왠지 딱딱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이 책은 흥미롭고도 충격적인 평양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어서 술술 읽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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