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 먼저 소개
저자 섬북동
저자를 보고는 필명인가 싶었다.
대부분의 책 앞 날개 안쪽에는 저자 소개가 있다. 저자 소개를 보고는 깜짝 놀라고 한참 생각했다.
‘2011년 11월 서울 출생’
엥? 초등학생이 쓴 책이란 말이야? 이게 가능한가 싶었다.
그렇다. 초등학생이 책을 출판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았다.
‘섬북동’은 독서 모임 이름으로 카피라이터, 마케터, 번역가, 디자이너 등 7명이 책을 쓴 것이다.
책 제목에서 표명하듯 이 책은 ‘여행’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2021년 8월에 출간되었는데, 이 시기는 사실상 해외여행을 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때였다. 여행을 목적으로 하면서 굳이 격리하고 자기 돈 들여서 외국에서 검사 받고 그러면서까지 해외여행을 할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해외여행을 갈 수 없던 시기에 여행에 관한 추억을 생각하며 쓴 글이다.
여행을 못가며 여행을 그리워한 글이다.
즉, 이 책은
코로나 시대의 책
이런 책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슬픈 일이다.
코로나는 정말 우리의 일상을 너무나 많이 바꿔놓았다.
그래도 지금은 좀 끝이 보이는 것 같고
많은 국가들이 격리나 검사를 하지 않아 다행이다.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습관
여행은 돈과 시간과 떠나고자 하는 욕망이 모두 채워져야 시작되지만, 일상을 여행처럼 보낸다면? 일상을 다르게 보는 시선과 안 하던 짓을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어느 나라 어느 곳을 가더라도 플랭크를 하기로 한 사람, 따릉이를 즐기는 법, 재래 시장 방문을 즐기는 사람, 유명한 해외 서점을 방문하는 사람 등 여행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파리 공항에서 속옷까지 검색을 당하고, 카페에서는 주문을 받지 않는 등 인종차별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는 인종차별이 없는가? 백인을 보면 비즈니스맨, 흑인을 보면 미군, 동남아인을 보면 외국인노동자.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내가 예전에 어느 여대에서 강습을 할 때 백인 남자 학생이 혼자 걸어가는 걸 본 적이 없다. 백인 남자는 항상 한국 여대생들과 함께 다닌다. 반면 흑인 여학생이나 히잡을 쓴 여학생은 한국 여학생과 함께 다니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들은 늘 혼자 다닌다.
넷플릭스의 다큐 <도시인처럼>이 뉴욕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는데 한 번쯤 보고 싶다. 내가 이용하는 어둠의 경로로 확인해보니 내용을 볼 수 없었다.
가장 흥미로운 글은 ‘오른손잡이의 왼손 여행’(77쪽)이었다.
왼손으로 식사를 해서 다이어트도 성공하고 지금은 왼손으로 젓가락질도 한다 하니 과연 얼마나 노력했을까 싶다. 왼손으로 일기도 쓴다고 한다. 요걸 나도 한 번 해볼까 생각도 든다.
브라질 무술 까뽀에이라를 하는 얘기도 재미있었다. 까뽀에이라 워크숍을 위해 일본을 몇 번 방문하고 나중에는 브라질까지 방문한 건 대단하게 생각된다.
하긴 뭐 나도 산과 클라이밍을 위해서만 외국을 방문한 것이 대부분이니. 클라이밍이 목적이 아닌 여행은 일본 출장 한 번과 중국, 홍콩 정도만 순수한 여행을 목적으로 방문했다. 그 외 캐나다. 일본,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네팔,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 키르기스스탄,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를 클라이밍을 목적으로 방문했으니.
진지하지 않고 흥미롭지는 않지만 가볍게 읽어보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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